만항재 가는 길, 우연히 멈춘 작은 쉼표 – 정암사
여행을 하다 보면, 계획하지 않았던 만남이 더 오래 마음에 남곤 하죠.
정암사는 저에게 그런 곳이었습니다.
강원도 정선, 만항재로 향하던 길.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가던 중, 우연히 ‘정암사’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고
그저 지나치기엔 너무 아름다워 저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고 말았습니다.
⛩ 고요한 산사의 숨결, 정암사
정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의 말사로,
해발 약 1,300m 고지에 위치한 산사입니다.
백두대간을 따라 자리한 정암사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도 잘 알려져 있죠.
이곳은 문무왕 13년(673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신성한 공간으로 많은 이들이 찾는 곳입니다.
무엇보다 참 좋았던 건,
그 높은 곳에서 마주한 풍경과 정적이 주는 깊은 울림이었습니다.
마치 세상의 소음과 고민을 모두 두고 온 것처럼, 마음이 맑아졌달까요.
🏯 수마노탑 – 천년의 세월을 견뎌낸 신비로운 탑
정암사의 가장 인상 깊은 장소는 단연 수마노탑이었습니다.
산사의 뒤편, 조용히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해발 1,430m 고지에 우뚝 서 있는 이 탑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자연석을 쌓아 만든 석탑으로는 국내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귀하고도 아름다운 문화재입니다.
이곳 역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 중 하나로,
사찰 전체가 기도와 명상의 장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맑은 날이면 수마노탑 뒤로 펼쳐진 산 능선이 병풍처럼 드리워지고,
안개 낀 날엔 신비로움이 더욱 깊어집니다.
🚶♀️ 산사의 길, 천천히 걷는 시간을 선물하다
정암사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험하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어요.
주차장에서 사찰까지는 도보로 약 10분 내외, 수마노탑까지는 15~20분 정도 걸리는 숲길입니다.
길지 않은 거리지만, 걷는 내내
소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느려졌어요.
도착하기까지의 시간보다,
그곳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 정암사의 사계절, 언제 가도 좋은 이유
- 봄: 연둣빛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산사 풍경
- 여름: 고지대의 선선한 기온, 피서 여행지로 제격
- 가을: 수마노탑 뒤로 물든 단풍길은 감탄이 절로
- 겨울: 눈 쌓인 정암사는 그야말로 겨울왕국 속 한 폭의 그림
🧭 위치 및 방문 정보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10
- 주차: 무료 주차 가능 (정암사 주차장)
- 추천 동선: 주차장 → 정암사 → 수마노탑 → 원점 회귀
정암사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마음 한 켠에 조용한 공간을 선물해주는 곳입니다.
만약 여러분도 만항재로 떠나는 길 위에 있다면,
꼭 한 번 잠시 멈춰 정암사에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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